정해의_글:내_인생_이야기

차이

문서의 선택한 두 판 사이의 차이를 보여줍니다.

차이 보기로 링크

양쪽 이전 판 이전 판
정해의_글:내_인생_이야기 [2025/05/04 08:22] – 제거됨 - 바깥 편집 (Unknown date) 127.0.0.1정해의_글:내_인생_이야기 [2025/05/04 08:22] (현재) – ↷ 문서가 내_인생_이야기에서 정해의_글:내_인생_이야기(으)로 이동되었습니다 seamaster
줄 1: 줄 1:
 +======내 인생 이야기======
 +
 +나는 전전세대다.
 +
 +1950년 6월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4개월 16일 전 태어났기 때문이다.
 +
 +그러나 다행히 낙동강 전선의 방어선이었던 대구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피란가지도 않고 그냥 어머니 품에서 자랄 수가 있었다. 아마도 다른 곳에서 태어났다면 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쩌면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가끔은 하고 있다.
 +
 +전쟁 중의 생활은 어려서 기억할 수가 없다. 아마도 나의 기억은 너댓살 될 때부터인가 한다. 아버님이 서울로 돈벌러 가셨기 때문에 어머님은 외갓집 옆방에서 우리를 키웠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때 형은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고 큰누나는 경북고녀라는 대구의 최고 명문학교를 다녔으며 작은 누나는 그때까지는 초등학교에 들어가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
 +외할머니 말씀이 큰누나가 경북고녀를 다니게 된 것은 일부러 떨어지라고 최고로 쎈 학교로 보냈는데 덜컷 합격해 버리니 어쩔 수 없이 입학시켰다는 말씀도 기억이 난다. 대구시 대명동 신작로 가의 집. 이것이 내가 자랐던 집이다. 근처에는 계명대학이  있었고 앞에는 신작로 건너 저수지가 있는 곳이었다.
 +
 +내 이종 형님은 당시에 서울에 있었는데 어느날 서울에서 소포가 왔는데 거기에는 중고 롱스케이트 한 켤레가 들어있었다. 그것의 신발을 떼어내고 날을 판자에 붙여 썰매를 만들었는데 그것만 가지고 길건너 저수지 얼음판에 가면 모든 아이들의 동경 대상이 되었었다.
 +
 +그런데 형들하고 같이 갈 때는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어느날 형들이 아무도 없을 때 내가 몰래 썰매를 들고 저수지에서 놀고 있는데 잘 모르는 건너 동네 어떤 형이 썰매를 좀 타보자 조르기에 빌려주었더니 그냥 저수지를 가로질러 썰매를 타고 도망가 버렸다. 얼음판을 엉금엉금 뛰면서 쫓아가 보았으나 어쩔 수가 없었다.
 +
 +그날 저녁 썰매가 없어졌다고 난리가 났으나 나는 모른 척 시치미를 떼었고 그리고 그것으로 문제는 해결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내가 그일을 고백했다면 어쩌면 형님들이 다시 찿아 왔을지도 모르고 아직도 나의 마음 속에 남아있는 불미로운 기억이 풀렸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